김지온 취재본부장
아이들에게는 누구나 꿈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쉽게 답하지 못하고 말끝을 흐리는 학생도 적지 않다. 이는 단순히 꿈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직 자신의 적성과 관심 분야를 충분히 발견하지 못했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 것인지 구체적으로 그려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수업이나 인터넷을 통한 간접적인 경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접 보고, 듣고, 만나고, 경험하는 것이다. 다양한 사람과 직업, 교육과 산업의 현장을 직접 접하면서 자신이 살아갈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스스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강미애 세종시교육감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글로벌 진로탐험대’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진로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글로벌 진로탐험대는 세종의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해외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 등 다양한 현장을 직접 찾아가 세계의 교육과 산업을 경험하고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도록 돕는 정책이다. 특히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3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적성과 관심 분야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해야 하며 어떤 분야에 도전할 것인지 생각해보는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다.
학생들이 해외 대학이나 글로벌 기업의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난다면, 지금까지 막연하게 생각했던 직업과 진로가 한층 구체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책이나 인터넷으로 접하던 세계를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는 것과 단순히 정보를 찾아보는 것은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직접 경험한 한 번의 만남과 현장의 모습이 학생에게 새로운 꿈을 만들어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교육적 효과는 진로 탐색에만 그치지 않는다. 다른 나라의 교육환경과 문화, 산업현장을 접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도전정신과 자신감도 키울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세계와 연결되고 있는 만큼 학생 때부터 다른 나라의 문화와 교육, 산업을 경험하며 국제적인 감각을 키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우리는 학생들에게 학교와 국내의 교육환경 안에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세계가 빠르게 연결되는 시대에는 교실 안에서 배우는 지식만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어렵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다른 문화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직업과 산업을 직접 경험하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글로벌 진로탐험대는 학생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기존 진로교육과 차별화된 의미를 갖는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교육격차를 줄이는 데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해외여행이나 해외 교육·문화 체험은 가정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경험의 차이가 크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학생들의 진로 경험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지는 현실에서, 공교육이 모든 학생에게 세계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교육의 공공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경제적인 이유로 해외 경험을 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의 기회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강 교육감의 정책 추진 의지에 공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사업을 추진하는 데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학생들의 해외 이동에 따른 안전 문제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이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원칙이다.
그러나 예산과 안전에 대한 우려 등을 이유로 새로운 교육정책의 시도 자체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사업에는 언제나 비용과 어려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따른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문제를 어떻게 보완하고 개선해 학생들에게 더 큰 교육적 기회를 제공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학생들의 미래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정책이라면 충분한 검토와 보완을 전제로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교사가 정해준 길을 따라가거나 부모가 원하는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세상을 경험하고 자신의 적성과 가능성을 발견해 미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진로교육일 것이다.
글로벌 진로탐험대가 모든 학생에게 곧바로 뚜렷한 꿈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가능성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몰랐던 관심과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교육이 될 수 있다.
필자는 글로벌 진로탐험대가 학생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하는 교육정책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본다. 아이들이 세계를 직접 보고 미래의 다양한 모습을 경험하는 것은 그 자체로 소중한 교육이다. 중요한 것은 그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찾는 것이다.
세계를 보여주고, 꿈을 키우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게 하는 것. 그것이 글로벌 진로탐험대가 우리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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