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취재본부장
청주시가 당초 현도면에 추진하던 생활자원회수센터를 흥덕구 휴암동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다시 현도면으로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재점화되고 있다.
현도면 주민 100여 명은 24일 청주시 임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시는 생활자원회수센터 존치 및 공사 계속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생활자원회수센터 건립부지 변경 과정에서 이뤄진 모든 행정적 판단과 그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들과 공식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앞서 청주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생활자원회수센터를 흥덕구 휴암동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막대한 재정부담과 부지 활용의 한계, 각종 행정절차 등을 고려할 때 이전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되면서 이 방안은 사실상 추진되기 어려워졌다.
청주시는 생활자원회수센터를 휴암동으로 이전할 경우 주민 설득은 물론 시의회 예산 승인, 설계 및 각종 행정절차, 공사 등을 거쳐 사업을 마무리하기까지 최소 5~6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해 당초 예정지인 현도면에서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재정적 부담과 행정절차 등을 고려해 현도면으로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한 청주시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직 인수위원회가 제시한 이전 방안과 시의 결정이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달라졌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시장직 인수위원회가 휴암동 이전 방안을 검토할 당시에도 충분한 검토와 판단을 거쳤을 것이다. 그런데 이를 다시 번복하는 것은 행정의 일관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행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신뢰다. 한 번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청주시는 휴암동 부지의 공간적 한계와 재정 부담 등을 이전 불가 사유로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다시 현도면에서 사업을 추진하게 됐는지,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 단순히 재정과 행정절차를 이유로 사업지를 되돌리는 것만으로는 주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어렵다.
특히 현도면 주민들은 과거에도 생활자원회수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강하게 반발하며 집회를 벌이는 등 상당한 갈등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이 다시 현도면으로 돌아오면서 주민들과의 마찰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청주시가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동안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이 겪었던 우려와 갈등을 해소하고 행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모든 판단과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민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행정의 편의만을 앞세우기보다 현도면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작은 목소리 하나도 소중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선진행정의 출발점이다.
청주시는 일방적인 사업 추진에서 벗어나 주민들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와 소통에 나서야 한다.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해법을 마련해 주기를 거듭 촉구한다.
BEST 뉴스
-
[데스크시각]아이들의 꿈은 넓은 세상을 만날 때 자란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아이들에게는 누구나 꿈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쉽게 답하지 못하고 말끝을 흐리는 학생도 적지 않다. 이는 단순히 꿈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직 자신의 적성과 관심 분야를 충분히 발견하지 못했고, 앞으로 어... -
복숭아 향기에 취하고, 축제의 매력에 빠지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취재를 위해 주말 오후 세종 조치원복숭아축제장을 찾았다. 조치원복숭아축제는 세종시를 대표하는 여름 축제다. 이날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 속에 '과연 많은 사람들이 축제장을 찾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 -
[칼럼]교육은 변했지만 그리움은 남았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필자의 기억 속에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담임을 맡았던 성○○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공부도 열정적으로 가르치셨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뛰어난 재주가 있었다. 호랑이와 ... -
[데스크칼럼] 거대한 사업보다 빛나는 괴산의 세심한 행정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살인더위'라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닌 시대다.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고, 경남 양산에서는 기상관측 이래 최고 수준인 42도까지 치솟으며 기록적인 무더위를 보였다. 이제 우리나라의 여름도 아프리카나 유럽 못지않은 ... -
목소리는 최고의 명함이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사람마다 목소리는 모두 다르다. 듣기 좋은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왠지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는 흔히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상대를 평가하곤 한다. 좋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한 번 더 바라보게 되고, '나도 저런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으면 좋겠다'... -
"천만 달러짜리 공기”…괴산 산막이옛길에서 제대로 쉬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주말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집에만 있으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필자는 아내와 함께 괜찮은 명소나 둘레길이 있으면 그곳을 찾아 마음의 휴식을 취하곤 한다. 며칠 전에는 아내와 함께 충북 괴산의 산막이옛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