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취재본부장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리고, 거리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필자 역시 집사람과 함께 모처럼 가을 나들이에 나섰다.
목적지는 충북 괴산의 작은 면 단위에서 열리는 ‘사리면발축제’. 면 이름이 ‘사리’라 그런지, 축제 이름도 참 재치 있다.
사리면은 괴산 북서부에 위치해 있으며, 해발 500미터 안팎의 산지가 대부분이다. 주변에는 진광산과 백마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고, 인구는 2600명 남짓이다. 인구는 점차 줄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올해 두 번째 축제를 열었다고 한다.
필자는 축제 마지막 날인 11월 첫째 주 일요일, 이른 아침에 현장을 찾았다. 시간이 일러서 한산할 줄 알았지만, 이미 축제장은 주민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고, 도로마다 주차된 차량들로 붐볐다. 주최 측은 원활한 주차를 위해 안내요원들을 곳곳에 배치해 두었고, 보광초등학교 운동장은 이미 만차였다. 필자도 그곳에 차를 세우고 면사무소 쪽 축제장으로 향했다.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신나는 음악이 축제의 흥을 돋웠다. 먼저 ‘추억의 사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사람과 함께 교복을 입고 다정히 포즈를 취해 사진을 찍었다. 마치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교복을 입고 거울 앞에 선 순간, 고교 시절의 풋풋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어서 제면(製麵) 체험장으로 갔다.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치대고, 홍두깨로 얇게 밀어 면을 만드는 체험이었다.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예전 어머니께서 손수 만들어 주시던 칼국수가 문득 떠올랐다. 호박과 감자를 넣어 끓이던 그 칼국수, 지금은 세상에 안 계신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다음은 탈곡 체험. 벼를 탈곡기에 대고 발판을 밟자 낟알이 후두둑 떨어졌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도와 벼를 베고 탈곡하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쳤다. 수십 년이 지난 뒤 다시 해보는 탈곡은 감회가 새로웠다.
비록 예전에는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그때의 정겨운 농경 문화와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귀한 체험이었다.
체험을 마치고 나니 출출함이 몰려왔다. 먹거리 장터로 향해 잔치국수와 인삼튀김을 주문했다. 가격도 저렴했고, 맛은 말 그대로 ‘잔칫집의 옛맛’이었다.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잔치국수는 고소하고 담백했다.
인삼튀김은 바삭하면서도 고소했고, 꿀에 찍어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거기에 막걸리 한 잔이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운전을 해야 하니 아쉽게 참았다.
비록 면 단위의 작은 축제였지만,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정겨운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참 행복한 하루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축제장의 활기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11월의 첫 주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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