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세종시의회가 올해 빛축제 예산 4억 원 전액을 삭감했다. 이 같은 결정에 시 집행부는 물론 시민추진단까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대표 겨울축제로 자리 잡은 ‘빛축제’를 이어가기 위해 예산을 편성했지만, 시의회는 여러 이유를 들어 이를 전액 삭감했다.
이에 시민추진단은 6월 25일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 삭감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올해도 자체적으로 축제를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도 예산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추진단은 “의원들도 그 성과를 분명히 알고 있을 텐데, 이번 전액 삭감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추진단은 특히 “빛축제 예산 삭감은 다수당의 횡포”라고 지적하며, “시민의 어려움보다 정치적 셈법이 앞서는 결정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빛축제는 최민호 시장 취임 이후 시작돼 매년 겨울 세종의 밤을 밝히는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해왔다.
이응다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조명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은 세종 시민은 물론, 대전·공주·청주·천안 등 인근 지역에서 수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이며 도시 이미지를 높였다.
빈 상가 공간을 활용한 어린이 체험 부스, 사진 명소로 알려진 조명 거리 등은 지역 경제에도 작지 않은 기여를 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지난해 손자와 함께 축제를 찾았다는 김모 씨는 “춥다고 집에만 있으면 기운도 빠지고 우울해질 것 같아 축제장을 찾았다”며 “밤에 즐기는 불빛의 환상적인 분위기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번 예산 삭감 소식을 듣고 “시의회가 예산을 늘리지는 못할망정 전액 삭감이라니, 시민으로서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시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시민의 삶을 보다 낫게 만들고, 민원을 해결하며 지역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물론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지역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는 동반자적 자세도 필요하다. 반대를 위한 반대, 정쟁을 위한 발목잡기라면 시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정치는 결국 시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특히 지역 정치에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중앙당의 눈치를 보는 정치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오히려 “시의원은 정당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현실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빛축제 예산 전액 삭감은 단순한 ‘행사 취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시민이 만들어온 문화의 끈을 끊는 행위이며, 지역 자존심에 대한 무시다.
추진단이 올해도 시민의 손으로 빛축제를 지켜내겠다고 나섰지만, 그들의 노력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의회가 다시금 시민의 뜻을 되새기길 바란다.
시민은 정치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다. 시민이 원하는 방향을 외면한 정치의 끝은 결국 외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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