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올여름, 충남 태안의 연포해수욕장에서 휴가를 보냈다. 태안은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풍부했고, 사람들의 인심 또한 후했다. 충청도 특유의 푸근한 정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필자가 머문 펜션은 바로 바다 앞에 자리 잡고 있었다. 창밖으로 드넓게 펼쳐진 바다와 해송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로 그림 같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 피서객들로 북적였지만, 연포해수욕장은 다른 해수욕장과는 달리 어딘지 모르게 조용하고 여유로웠다. 휴식을 취하기엔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날씨는 흐렸지만, 덕분에 따가운 햇살 없이 시원하게 바닷물에 몸을 담글 수 있었다. 튜브를 타고 파도에 몸을 맡긴 사람들, 모래성을 쌓으며 해맑게 웃는 아이들, 바닷가를 천천히 걷는 중년 부부… 모두가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여름의 한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필자 역시 이곳이 처음임에도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하고 정겨운 느낌을 받았다. 푹신한 모래밭을 맨발로 걸으며 상념에 잠겨보기도 하고, 바다를 향해 달리며 스트레스를 날려보기도 했다. 피서객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환한 미소가 피어 있었고, 여유로움이 흘러넘쳤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딸과 손자들과 함께 인근에 있는 바지락 칼국수 식당으로 향했다. 파전과 칼국수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니, 푸짐하게 담긴 칼국수가 나왔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국수 한 젓가락에 김치를 곁들이니, 그 맛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마치 시골 어머니가 정성껏 끓여주신 듯한 깊고 구수한 맛이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점심은 그 자체로 행복이었다. 식당에서 직접 담갔다는 김치는 칼칼하고도 감칠맛이 나서 자꾸만 손이 갔다. 신선한 식재료와 주인장의 정성이 어우러지니, 음식의 맛은 자연스럽게 최고였다.
보통 해수욕장 근처의 음식은 비싸기만 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달랐다. 친절한 응대와 정성 가득한 음식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태안이 이렇게 좋은 곳인 줄 진작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꼭 다시 오고 싶다.
밤에는 손자들과 함께 바닷가에서 폭죽놀이를 했다. 불꽃이 하늘로 치솟으며 찬란한 빛을 터뜨릴 때,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바다에서 보낸 이 특별한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마음 깊이 새겨질 것이다.
쉼 없이 달리는 일상 속에서, 충전을 위해선 잠시 멈춤이 필요하다. 남은 휴가 시간 동안에도 알차게 보내며, 인생의 한 페이지를 따뜻하게 채워가고 싶다.
올해 여름휴가는 사랑하는 손자들과 함께 웃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보낸 시간이기에 더욱 의미 있었다. 행복이란, 어쩌면 이런 순간을 말하는 게 아닐까.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월요일부터는 충전된 에너지를 담아, 다시 힘차게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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